인터뷰의 기술: 마음을 여는 대화의 힘 (5편)

기자 생활에서 가장 흥미롭고도 도전적인 순간은 바로 인터뷰를 할 때입니다. 단순히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는 과정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인터뷰의 본질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진정한 대화의 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여는 첫걸음: 신뢰의 구축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인상입니다. 인터뷰이가 기자를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질문을 준비해도 원하는 답을 얻기 어렵습니다. 저는 항상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과 먼저 가벼운 대화를 나누려 노력합니다.

한 번은 심리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휘말린 사람과 인터뷰를 해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분이 저를 경계하며 단답형으로만 답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화의 초점을 사건이 아니라 그분의 취미나 좋아하는 영화와 같은 가벼운 주제로 전환했습니다. 그렇게 작은 이야기에서부터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사건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으셨습니다.

신뢰를 쌓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상대방은 기자가 단순히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성공적인 인터뷰의 열쇠: 경청의 기술

많은 기자가 인터뷰에서 자신이 준비한 질문을 다 던지는 데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저는 “질문보다 중요한 건 경청” 이라고 믿습니다.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그들의 말을 재확인하며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인터뷰를 더 깊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한 소상공인을 인터뷰할 때 이런 대화가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힘드신가요?”
“네,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정말 많이 힘드셨겠어요. 그 상황에서 어떤 대안을 찾으셨나요?”

단순히 답을 기록하는 대신, 상대방의 감정과 이야기 흐름에 집중하면서 인터뷰를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하면 인터뷰이가 더 편안함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깊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질문의 예술: 예상을 넘어선 접근

좋은 인터뷰는 준비된 질문에서 시작하지만, 진정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서 나옵니다. 저는 항상 기본적인 질문 외에, 상대방을 놀라게 할 만한 질문도 준비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습적인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더 진솔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질문입니다.

한 번은 유명한 작가를 인터뷰하면서 책의 내용에 대한 질문만 하다 대화가 평범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이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작가는 잠시 멈칫하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글을 쓰며 겪었던 개인적인 고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순간, 그 인터뷰는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교환을 넘어선 깊은 대화로 변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인터뷰 방법

모든 인터뷰가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주제를 다룰 때, 인터뷰이는 기자의 질문을 회피하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정적인 대립을 피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질문을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공무원과 정책 실패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왜 이 정책이 실패했나요?”라는 질문 대신, “이 정책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같은 주제라도 질문의 톤과 접근 방식이 바뀌면 인터뷰이는 더 편안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의 순간이 주는 깨달음

저는 인터뷰를 하면서 늘 배우고 성장합니다. 각자의 이야기는 모두 독특하고, 그 안에는 삶의 지혜와 진솔함이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저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경험합니다.

어느 날, 한 노숙인을 인터뷰하며 제가 “앞으로 어떤 희망을 가지고 계신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생겼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자라는 직업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인터뷰는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과정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빛을 비추는 작은 기회라는 것을요.


인터뷰는 마음을 여는 기술이다

인터뷰는 단순히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그들이 가진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저는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과정을 통해 기자로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혹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들의 마음을 여는 데 집중해 보세요. 상대방의 신뢰를 얻고, 공감하며 경청하는 대화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인터뷰의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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