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속 기자의 초상: 상처, 배움,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 (6편)

기자는 늘 무언가를 말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듣는 직업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기자는 기사뿐만 아니라 댓글이라는 또 다른 창구를 통해 독자들과 마주합니다. 댓글은 때로는 칭찬과 응원의 메시지를,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과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저는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기자로서의 길을 더 단단히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상처를 남긴 댓글, 흔들리는 자존감

기자 생활 초창기, 저는 댓글을 읽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제 기사를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고, 좋은 반응이 많을수록 기자로서의 자부심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댓글은 저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특정 정치적 이슈를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떠오릅니다. 제가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작성했다고 생각했던 기사는 “편향적이다”라는 비판에 시달렸고, 심지어는 “이런 기자는 당장 그만둬라”라는 감정적인 댓글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왜곡된 해석이나 비난에 억울한 마음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댓글 속 비판의 일부가 진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댓글 속에서 배운 기자의 자세

상처받은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이 댓글들이 나를 이렇게 흔들까? 정말 내가 부족한 기자인 걸까?”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저는 댓글을 더 깊이 읽고, 그 속에서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하려 노력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많은 비판 댓글의 핵심은 기사 내용 자체보다 기사가 다루는 시각과 표현 방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깨달은 뒤, 저는 기사를 쓸 때 더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특정 주제를 다룰 때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고려하고,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논란이 될 만한 주제를 다룰 때는 충분한 근거와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만들기 위해 힘썼습니다.


댓글 속 응원의 힘

모든 댓글이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댓글은 기자로서 제게 큰 위로와 힘을 주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기사를 썼을 때의 일입니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조명하고, 그들이 겪는 현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쓴 기사였는데, 댓글 창에는 “기사를 읽고 나도 이 가게에 방문해봤습니다”라는 따뜻한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를 알려줘서 고맙습니다”라는 응원의 글을 보며, 기자로서의 보람을 진심으로 느꼈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기사라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는 점을요.


비판과 상처를 성장으로 바꾸다

기사를 쓸 때마다 댓글을 통해 다시 평가받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괴로웠던 순간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기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댓글 속 비판은 저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응원의 메시지는 제가 이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댓글 속 기자의 초상은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댓글은 기자에게 거울과도 같습니다. 비판은 때로는 아프지만, 그것이 기자를 더 성장하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응원은 기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기사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합니다.

저는 오늘도 기사를 씁니다. 그리고 그 뒤에 따라오는 수많은 반응을 마주할 준비를 합니다. 상처와 배움, 그리고 성장을 통해 기자로서의 초상은 계속 그려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기사를 읽고 댓글을 남길 때, 그 댓글이 기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댓글 속에서 기자는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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